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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癌논란' 중심 "직장유암종"… '인정'과 '냉소' 사이
[2017-10-30 15:22:00]
 
생보사 2곳, '버티기' 철수 "약관대로 '일반암'인정 → 보험금 전액지급"… 업계 "코드보다 '침윤'정도 고려, 지급여부 결정"

'직장유암종'을 둘러싼 소비자-보험사간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유암종(carcinoidtumors)'은, 주로 위장관서 서서히 자라는 신경내분비 종양의 일종이다.

보험사들선 직장유암종을 암이 아닌 '경계성종양'으로 취급, 보험금의 일부만을 지급하고 있다.

반면, 소비자들은 약관에 따라서 암보험금 전액을 지급받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팽팽한 입장 차가 맞서던 가운데, 버티기에 돌입했던 생보사 두 곳의 행보가 심상치 않아 주목된다.

최근 직장유암종을 일반암으로 인정, 보험금 전액을 지급하는 등 전향된 행보에 나선 것.

■ 소비자원, 약관대로 지급해야

15일 보상전문가 및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보험사들선 '직장유암종'이 '경계성종양'이기 때문에 암보험금 전액이 아닌 경계성종양에 준하는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 한국소비자원선 직장유암종 보험금 지급에 관한 사례를 두 가지로 분류, 지급례를 제시하고 있다.

▲임상의로부터 C코드를 받은 직장유암종의 경우 ▲D코드를 받은 직장유암종이지만, 2008년 이전 가입자들의 경우 등에 대해 암보험금 전액을 지급해야 한다는 것.

일반적으로 직장유암종의 질병코드는 'C20'이다.

만약 임상의가 이를 경계성종양으로 판단한 경우에는 D37.5의 코드를 부여받게 된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암의 질병코드인 C코드와, 경계성 종양인 D코드 간, 보험금이 적게는 5배에서 많게는 10배까지도 차이가 난다"면서 "환자의 상태를 최종 판단하는 임상의가 질병코드를 암인 C로 내렸다면, 암보험금 전액 지급이 응당하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직장유암종 환자가 임상의사로부터 D코드를 받았을 경우다.

소비자원은 환자가 D37.5의 코드를 받았을 경우엔 보험금 지급 조건을 다시 두 가지로 분류했다.

먼저 △2008년 이전 보험을 가입한 경우와 △2008년 이후 가입한 경우다.

결론부터 말하면, 2008년 이전 가입자는 D코드를 받아도 암보험금 전액을 받을 수 있고, 2008년 이후 가입자는 보험금 지급이 케이스별로 지급 또는 부지급 된다.

소비자원이 최근 공개한 '직장유암종 암보험금 분쟁조정 결정사례'에 따르면, A씨는 1996년 5월 B생명 상품에 가입한 후 2016년 1월 신경내분비세포종(유암종)으로 내시경하 용종절제술을 받았다.

유암종 진단을 받은 A씨는 일반암 보험금 1000만원을 청구했다.

당시 약관은 특정암과 일반암에 보험금을 지급하며 경계성 종양은 별도 구분하지 않았는데, 가입 당시 적용된 제3차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에 따르면 유암종은 일반암에 해당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당시 B생명선 200만원만 지급하겠다고 했다. 유암종은 암이 아닌 경계성종양이므로 전액지급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A씨는 소비자원에 분쟁조정신청을 접수했다. 소비자원은 기지급한 200만원에 800만원을 추가해 일반암 보험금 1000만원을 모두 지급하라고 결정했다.

가입 당시 약관에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소비자원은 "당시 약관은 제3차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에 따라 암특약 보험금을 지급하도록 규정했다"며 "계약 당시 신청인이 예측할 수 없던 사항으로써, 합의 대상이 아니었던 제7차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에 따른 기준은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A씨는 진단시점이 아닌 계약시점의 제3차 한국질병사인분류에 따르는 게 타당하다"고 덧붙였다.

또한 소비자원은 "2009다60305, 2011다1118 판결 등에 의하면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5조 제2항에 의해 조항은 고객에게 유리하게, 약관 작성자에게 불리하게 제한적으로 해석돼야 한다"며 "A씨 사례는 보험계약 약관상 암특약 보험금 지급 대상인 일반암에 해당된다"며 A씨의 손을 들어줬다.

따라서 2008년 이전 보험계약을 체결했다면 그 때 당시 적용된 제3차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에 따라 유암종은 일반암에 해당, 암보험금 전액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이에 따라 최근까지 소비자원과 분쟁을 벌였던 E·F생보사 마저 직장유암종을 진단받은 가입자에 암보험금을 전액지급키에 이르렀다.

■ 업계, 코드보다 침윤정도 살펴봐야

그럼에도 직장유암종을 바라보는 보험사들의 시선은 여전히 냉소적이다.

심지어 직장유암종으로 C코드를 진단받았다 해도, 병리학적 분석시 암이 아니라고 판단될 경우엔 암보험금을 지급할 수 없다는 입장도 서슴지 않는다.

한 보상전문가는 "최근 건강검진을 통해 위·대장내시경의 시행이 늘면서 위·대장에서 발견되는 용종, 유암종 등의 발견율이 높이지고 있다"며 "특히 직장 유암종의 경우 간단한 내시경 시술로 완치되는 경우가 많아 보험사에서 암으로 인정하지 않으려 한다"고 전했다.

약관상 암보험금 지급의 원칙적 기준은 '조직병리검사 또는 혈액검사를 통한 병리학적 진단'을 토대로 결정 된다.

종양이 생긴 환자에게 임상의사(주치의)가 악성암에 준해 치료가 필요하다고 판단, 코드를 '악성종양'으로 진단할 수 있지만 병리학적 진단을 거치고 나면, '경계성종양·상피내암' 혹은 '양성종양' 등으로 바뀌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다만 약관에 따르면, 병리학적 진단이 불가피한 경우 임상적 기준을 따른다고 명시, 병리학적 진단을 우선시하고 있다.

한 생보사 심사자는 "병리학적 진단은 진단에 대한 기준이나 지침이 어느 정도 정립돼 있는 편"이라며 "반대로 임상학적 진단의 기준은 모호한 부분이 많기 때문에, 보상과정서 진단에 대한 객관성을 얼마나 확보·입증할 수 있느냐 하는 문제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직장유암종의 경우, 조직검사지를 통해 침윤도와 크기 등을 관찰해 적절하다고 판단이 되면 암보험금이 지급된다"면서 "다만 판단하기 애매하거나 경계성종양으로 보일 경우, 다시 조사를 실시해 조직을 떼서 의뢰한다"고 전했다.

한 손보사 관계자도 "임상의에게 암진단을 받았지만, 암보험금을 받지 못한다면 고객입장에서는 억울할 수도 있다"면서도 "다만 보험약관상 병리학에 따른 질병코드를 토대로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전했다.

특히 'C코드를 판정 받은 경우 암보험금을 일괄 전액 지급하라'라는 소비자원 의견에 우려를 표했다.

생보업계 한 관계자는 "직장유암종으로 C코드를 받은 환자에 대해 일괄적으로 암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소비자원의 판단과 달리, 업계선 직장유암종에 대해 C코드를 받은 경우에도 케이스 바이 케이스 별 조직검사지 판독 등 충분한 조사와 심사를 통해 보험금을 지급하고 있다"면서 "환자들 마다 용종의 침윤도나 크기가 다 다른데, 임상의의 판단만 가지고 별도의 병리학적 분석 없이 보험금을 지급하라는 것은 어떤 측면에서 '보험금 누수'행위라고 볼 수 있다"고 토로했다.

한편, 유암종에 대한 갑론을박은 의학계서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유암종에 관한 임상적 고찰'이라는 논문을 발표한 바 있는 암 전문의는 "유암종은 대부분이 양성이며 느린 경과 진행을 보일 뿐 아니라, 예후도 좋은 것이 사실"이라면서 "다만 악성 유암종도 심심찮게 보고됨에 따라, 결코 그 위험성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실제 유암종은 느린 속도긴 하나 종양 특성상 다른 부위로 전이될 수 있기에 악성종양으로 분류된다.

한 대학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크기가 2㎝이상이고 간에도 전이됐을 경우엔 직장암과 똑같이 취급, 방사선요법을 추가하는 등 좀 더 적극적인 치료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암종의 간 및 림프절 전이율은 발견 당시 크기가 1㎝미만일 경우 약 3%, 1∼1.9㎝ 10∼15%, 2㎝이상 60∼80%로 조사돼 있다.

직장유암종을 둘러싼 보험금의 행방이 어디로 향할지 소비자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강신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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