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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관도 낙관도 금물…‘쏠림현상’막아야 |
| [2010-11-25 18:20: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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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새로 태어나야 산다”
김종창 금융감독원장이 모처럼 국내의 내로라하는 각급 지도자와 기업 CEO들 앞에서 경제특강을 했다. 최근 인간개발연구원(회장 장만기)이 제주에서 개최한 ‘2009년 CEO 제주포럼’에서다.
이 자리에서 김 원장은 ‘금융, 새롭게 태어나야 산다’는 주제의 경제특강을 통해 ‘쏠림금융현상’을 경고했다. 그는 현재 우리나라의 경제상황은 비관도 낙관도 아니라고 진단, 경제의 혈맥인 금융역시 어느 한쪽으로 쏠리는 일이 있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른바 편중여신행위를 경계한 것.
김 원장의 이번 특강은 미국발 금융경색이후 각국의 과도한 재정·금융정책의 부작용, 즉 이에 따른 각종 버블현상을 경고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음은 김 원장의 강연 내용을 요약했다.
<월간 'fn insurance' 2009. 8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스톡데일 패러독스(Stockdale’s paradox)’, 베트남전쟁 때 8년간 포로수용소 갇혀있었던 미해군 스톡데일 장군의 희망을 놓지 않았던 경험담에서 유래된 말이다.
그는 곧 풀려 날거라 낙관하던 병사들이 상심해 죽어나가는 것을 보고 “너무 낙관도 하지 말고, 그렇다고 도저히 못 나갈 것이라고 비관도 하지마라”며 “희망을 가지고 있되 석방되지 못할 것에 대비하라”고 병사들을 다독거렸다고 한다.
1973년, 마침내 극적으로 석방된 그는 미 해군 역사상 조종사 기장과 의회 명예훈장을 동시에 수훈하는 최초의 3성 장군이 됐다.
◇ “희망은 갖되, 지나친 기대 버려야”
김종창 금감원장은 지금 우리 경제가 바로 ‘스톡데일 패러독스’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경제에 대한, 지나친 낙관도 비관도 해서는 안된다. 한국은행, 기획재정부 등 각 기관에서는 금년도 우리 경제전망에 대해 -1.5%, 국제IB도 대개 비슷한 수준인 -1~-2% 정도 보고 있는 등 경제가 호전중임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는 자생적인 것이 아니니 정부가 재정을 쏟아 부은 결과이다.”
김 금감원장은 한국은행이 올해 5.25%까지 상승했던 금리를 1분기 만에 2%로 낮춘 점을 상기시켰다. 예컨대 1분기, 2·4사분기 성장은 정부가 재정을 많이 풀었기 때문에 가능했고, 상반기에만 벌써 65%정도 집행해 하반기 풀 돈은 35%정도밖에 남지 않았다는 얘기다.
또한 금리를 마냥 내릴 수는 없기 때문에 지금부터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앙은행이 돈을 풀어서 하는 것은 앞으로도 예정된 것이 있으니까 좀 더 풀고 그런 기조는 계속 유지해 나갈 것이지만, 문제는 이 확장 기조가 민간의 투자, 소비로 연결되어야 경제 전체에 활력이 붙는다. 마침 최근 투자, 소비는 조금씩 살아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 연장선에서 김 금감원장은 “주마가편이라 했는데 기업들이 투자를 조금만 더 하면 좋은 시기가 곧 올 것이다”며 기업계의 투자를 독려했다.
◇ 외환위기가, 전화위복의 계기돼…
“외환위기 이후, 한때 국내 금융기관들은 우리나라 은행들이 모두 좌초되는 것이 아닌지 심각한 우려를 했다. 하지만 그때 당시 나는 어느 한 개의 은행도 쓰러지지 않을 것이라고 얘기했다. 또 쓰러지지 않도록 하겠다고 자신했다. 지금도 이러한 생각은 변함이 없다. 이후로도 은행들은 전혀 문제없을 것이다.”
예를 들면 최근 BISB(자기자본비율)가 리먼 사태 직후에 비해 약2%p 상승해 지난 3월 말에는 12.94%를 기록, 이 정도 수준이면 거뜬하다는 설명이다. 더군다나 정부가 자본확충펀드를 만들어 약20조를 조성, 그 중에서 지금까지 4조를 사용했고 현재까지는 더 필요로 하는 데가 없어 이것만 해도 충분하다고 내다봤다.
“지난 6월 말 기준 연체율도 줄었다. 그만큼 건실해진 것이다. 또 기업자금 사정도 좋아진 것 같다. 같은 달 은행의 부실비율은 최고 등급인 평균 1.5%정도로, 이는 미국이 3.7%, 일본 2.5% 정도인 것을 고려할 때 우리가 훨씬 건실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단순자기자본비율도 우리나라는 평균 6.2% 정도이지만, 미국은 3.7%, 유럽지역 2.5%에 불과하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해준다는 설명이다. 또 이같은 결과는 외환위기에 따른 전화위복의 결과다라고 해석했다. 미국이나 유럽 쪽에서 보면 우리나라는 선생님이라는 것.
◇ 금감원, ‘거시감독’으로 쏠림현상 차단
그러나 최근 금융권의 중소기업대출은 일부분 문제가 있다고 김 금감원장은 보고 있었다. 연체율이 2.2%까지 올라갔다가 조금 떨어졌지만 이른바 금융의 쏠림현상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김 금감원장은 ‘herd behavior’ 즉 소떼가 몰려가는 듯한 쏠림현상을 경고했다. 외환위기 이전에도 그러한 현상 때문에 문제가 됐고, 지난 2003년 카드사태와 2006년에서 2008년까지의 상황 등이 모두 쏠림현상이었다며, 앞으로도 그런 사태만은 막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쏠림현상이 무엇인가? 흔히 ‘거시감독’이냐 ‘미시감독’이냐 얘기하는데, 미시감독은 개별 금융회사들로 감독하는 것이고 거시감독은 전체를 보고 하는 것이다. 개별적으로는 괜찮은데 전체를 보니까 문제라면 그것은 바로 쏠림현상에서 나오는 현상이다”고 강조한다.
이어 “금감원에는 개별 회사뿐 아니라 전체를 보는 거시감독국이 있다. 거시감독은 이미 전 세계적으로 긍정적인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나라는 일찍이 감독기관들이 해왔던 업무인지라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자신감을 피력했다.
김 금감원장은 “지금은 재벌, 국민 모두가 한 팔이 없다면 남은 팔 하나를 가지고 최선을 다해야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런 긍정적 자세라면 조만간 틀림없이 위기에서 빠져나올 수 있을 것이며, 이후에는 더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그는 확신했다. |
정아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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